연휴 시즌이 끝나고 부쩍 에이전시의 채용공고들이 늘었는데요, 살펴보니 대부분 3년 이상 경력을 많이 원하시더라고요. 이는 즉 저희 브랜딩 업계에서 3년 이상 경력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있어왔어요. 또 디자이너 취업단톡방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신입 1~2년은 에이전시에서 경력을 쌓고, 이후에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력루트를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이러다보니 3년 이상 경력자가 희귀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신입디자이너들에게 에이전시에서 꾸준히 일하라고 설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예요. 에이전시의 박봉과 많은 업무량은 이미 소문이 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입니다. 그 대안 중 한 가지 방법으로 프리랜서 메일링 리스트를 구축해보기로 했어요!
가뜩이나 어려운 경력직 채용 환경에서 마냥 적합한 경력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숨어있는 프리랜서들과 쉽게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발등에 떨어진 불을 일딴 끌 수 있고요, 또 일해보면서 결이 잘 맞으면 정식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운영하는데 여러가지 번거로움과 난관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직접 해보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 같아요.
혹시 구독자 중에 프리랜서 브랜딩人인 있다면 등록해주시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구인이 있다면 브랜드비에 요청해 주세요. 대신 메일을 쫙~ 뿌려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낌새가 있어왔는데요, 이제는 확실히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과거와는 양상이 다른 것이, 20년 전에는 더 비싼 값(소위 P)을 받기 위해 브랜딩을 했다면 요즘은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함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과연 건설경기 침체를 브랜딩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참고로 위의 두 로고는 Before&After가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신규 아파트 브랜드들이예요. 그런데 어쩐지 디자인 스타일이나 이미지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신뢰감과 안정감(이라 쓰고 안전함이라 읽는다)을 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이통사들의 기업 슬로건 변경 비교
공교롭게도 국내 3대 이통사 중 2개가 거의 동시에 새로운 기업 슬로건을 발표했어요.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KT의 슬로건은 무난무난 한 것 같고요, LG유플러스의 슬로건은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일반 한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이 슬로건을 순수 영어로만 쓰는 저 자신감은 무엇이죠? 또 AX라는 자신들만 아는 생소한 단어의 사용 역시 오만함의 극치라고 생각해요. 무엇이 LG유플러스를 이렇게 교만하게 만들었을까요?
건강을 생각하는 식품의 전혀 다른 접근
요즘 식품업계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가 눈에 띄는데요, 음료에서 제로칼로리 열풍에 이어 일반 식품에서도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어요. 프로젝트H는 고단저당(단백질을 높이고 당류를 낮춘) 빵 브랜드이고, Carblo는 저탄수화물 식품브랜드입니다. 전자는 전통적인 디자인 스킴을 취했고 후자는 굉장히 색다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어요. 건강을 생각하는 여러분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250년 역사의 면도기 리브랜딩
개인적으로 면도기 브랜드가 참 생소합니다. Wilkinson Sword라는 브랜드를 난생 처음 들어봤는데, 무려 250년 역사의 브랜드더라고요! 18세기에 총검제작으로 시작하여 면도기 브랜드로 재탄생한 굉장히 흥미로운 스토리의 브랜드입니다. 이번 리뉴얼은 파격적 변화는 아니지만 디자인의 디테일이 대폭 향상되었고, 신의 한 수는 Since 1772라는 태그라인을 붙인 것입니다. 패키지 디자인도 훨씬 좋아졌어요. 케이스스터디를 살펴보세요.
영국 국민크림의 리브랜딩
E45는 영국의 국민크림이라고 합니다. 이번 리브랜딩 역시 파격적 혁신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요즘 리브랜딩 트렌드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바로 Digital First입니다.
기존 로고디자인은 차분한 색감의 디자인 완성도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눈에 띄기에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같은 사이즈에서 글자의 크기가 더 커지고, 색상이 선명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레트로 컨셉이 아닌 이상 로고에서 CMYK색상을 보기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전기차의 대중화, 세컨브랜드 출시
Onvo는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NIO의 세컨 브랜드 전기차입니다. 아직 브랜딩에 대한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잘 알 수는 없지만, 제게는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첫째는 EV브랜드가 세컨 브랜드를 출시했다는 점인데요, 이는 곧 전기차의 대중화를 뜻한다고 생각해요. 더이상 전기차라는 기본 속성만으로 차별화가 안되는 것이죠.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파격적인 오렌지 색상을 도입한 것이예요. 블루 또는 그린의 EV 이미지와 전혀 다른 접근이라 눈에 띄더라고요. 과연 Onvo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보아요.
1년만에 돌아온 D&AD 어워즈 리뷰입니다. 이번에는 리뷰 개수를 대폭 줄였습니다만, 브랜드비의 코멘트를 추가로 달아보았어요. 수상작들을 살펴보면서 항상 하는 생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브랜드들이 출품한다면 과연 수상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예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부분 보편타당한, 대중적인 브랜딩을 선호하는지라, 실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하는 D&AD 어워즈에는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D&AD 어워즈 수상작들이 기괴한 것만 있는 것도 아니예요! 아이디어 넘치는 멋진 브랜딩 작품들이 많아요.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