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를 맞아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일들이... 여전히 적응이 안 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벌여놓은 것이었던가?!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하지만, 꾸준히 하면 쌓이는 것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힘을 내 봅니다.
다음 주 뉴스레터는 한 주 쉬어갈께요. 알찬 정보 모아서 2주 뒤에 돌아오겠습니다.
화목하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ps. 이번 주 부터 Special Feature를 뉴스레터 구독자에게 선공개 합니다. 뭔가 차별화되어야 할 것 같아서요. 일반공개는 1주일 뒤에 할 예정이예요. 이번 주는 링크 클릭으로만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많은 클릭 부탁드립니다. 꾸벅)
32년만의 리뉴얼, 한샘
개인적으로 한샘의 로고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3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세련된 느낌이죠. 앞으로 30년은 더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 리뉴얼을 단행했습니다.
사실 CI 리뉴얼의 배경에는 대주주 변경이라는 큰 이유가 있습니다. 2022년에 IMM이라는 사모펀드가 인수했거든요. 새로운 로고는 간결해진 심볼과 그에 어울리는 워드마크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심볼의 색상도 좀 더 디지털스럽게 변화했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워드마크와 심볼을 나란히 둔 시그니처는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예요. 앞으로 스타벅스처럼 심볼만 단독으로 사용할지, 아니면 새로운 워드마크를 전면으로 내세울지 브랜드 전략이 궁금합니다.
왕관에서 페도라 모자로 바꿔쓴 로봇 강아지
헤지스의 강아지 심볼은 빈폴의 자전거 심볼에 대응하는 상징물이었습니다. 목과 다리가 긴 우아한 생김새는 브랜드의 이니셜인 h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매력적인 디자인이었죠. 그런데 자전거를 버려버린 빈폴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헤지스도 기존의 클래식하고 우아한 이미지에서 현대적인 캐주얼한 이미지로 변화를 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새로운 심볼은 강아지도 아니고 이니셜도 아닌 어중간한 디자인인 것 같아요. 페도라 모자는 레고 블럭 씌운 것 같고, 뻣뻣한 몸체는 로봇 강아지 같아요. 실제로 보면 귀여울까요? 요즘 MZ는 이런 디자인을 더 선호하는 것일까요?
우버의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
우버의 리브랜딩은 항상 화제가 되는 것 같아요. 브랜드 자체가 워낙 핫했기(현재진행형으로 표기하기엔 다소 주저되는...) 때문이겠죠. 이번 리브랜딩은 로고 변화 없이 디자인 시스템에만 변화가 있습니다. 차량 공유 외 우버 잇츠와 같은 배달 서비스까지 포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요. 동그라미, 네모, 선은 흔히 사용되는 그래픽 요소인데요, 이 조합으로 우버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까요? (갑자기 삼양의 라운드스퀘어가 떠오르네요.)
다소 낯선, 하지만 제대로 반영한
뉴욕 보태니컬 가든의 이전 로고 디자인은 Pentagram에서 진행했어요. 당시 거의 변화가 없는 로고 디자인을 보고, '뭐야, 고작 이 정도 변화하려고 Pentagram에 맡겼어?' 라고 생각했었죠.
이번 리뉴얼은 Wolff Olins에서 개발했는데요, 이번에는 또 너무 달라져서 무척 당황했죠. '아니, 너무 변화한 것 아냐?' 라고 말이죠. 그런데 케이스스터디와 뉴욕 보태니컬 가든의 소개글을 읽어보니 변화가 이해되더군요. 그리고 제가 뉴욕 보태니컬 가든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요.
흔히 식물을 여리고 정적인 이미지로 생각하잖아요? 저 역시 보태니컬 가든이라고 하면 우아한 장미 정원을 먼저 떠올렸었구요. 하지만 식물의 본질은 왕성한 번식력을 지닌 강인한 생명체인 것이죠. 또 기후위기 속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건강한 자연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식물 연구에 보다 적극적인 리더십이 필요해요. 새로운 디자인은 그들의 그런 의도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고유명사가 된 또다른 브랜드, 매그넘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나 잘 알고 계실 것이에요. 일반인은 아마도 아이스크림을 먼저 떠올리겠지만요. 매그넘 포토스는 세계적인 보도사진작가들의 그룹이자 브랜드인데요, 유명 사진작가 전시회에서 종종 함께 이름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름은 들어봤어도 로고 디자인은 딱히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매그넘 포토스의 이번 리브랜딩은 과감히 '포토스'를 떼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사진 분야에서는 너무나 저명하기에 굳이 부연설명이 없어도 인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죠. 대신 사진 프레임을 상징하는 정사각형의 프레임과 결합하여 고유의 로고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작의 M과 끝의 M이 프레임의 경계선을 넘은 것이 컨셉이자 디테일의 한 끗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지난 주 아모레피시픽의 AP로의 변화를 소개했었는데요,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글입니다. 최근 어닝쇼크의 실적발표를 한, 우리나라 뷰티 업계의 양대 산맥인 두 기업의 브랜드 현황을 살펴보았어요.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브랜딩이 별로인(솔직히 말하면 구린) 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는데요, 왜냐면 브랜딩이 그 기업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과연 제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식을 샀을까요? 글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